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

국내봉사

2015 겨울 이화봉사단 국내교육_강경중앙지역아동센터_황나현

  • 사회봉사팀

이화 봉사단 국내 교육봉사활동 소감문

전공: 경제학과

학번: 1478388

이름: 황나현

 

내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작년 1학기에 사회봉사 교과목을 들으면서부터이다. 그동안 나는 나태하게 살아온 것만 같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봉사활동을 결심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행정업무만 맡게 되면서 봉사 대상자와 상호교류를 하지 못했고 누구를 위한 봉사활동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후 나는 진정으로 아이들과 교류할 수 있는 교육봉사를 할 것이라 다짐했다. 그러던 중 이화봉사단 활동을 발견했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팀장을 맡게 되면서 봉사활동을 성공리에 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큰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인솔자 없이 모든 프로그램을 봉사단 스스로가 계획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내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 자신없어하기도 했다.

봉사기관의 아이들을 처음 만나 앞에서 인사할 때는 스스로가 선생님이란 호칭이 어색했다. 다행히 아이들과 센터선생님들은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프로그램 첫 순서로 규칙 정하기를 할 때는 아이들이 기꺼이 정답을 말하는 것처럼 옳은 말만 해주었다. 프로그램 진행 전에는 학습지도가 이루어졌는데 이때도 아이들이 아침 9시부터 몇 시간동안 공부를 참을성 있게 하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 서류상으로는 소외계층이었지만 어디 부족한 데 없는 아이들이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애정이 고팠던지 우리에게 곧장 안기기도 했다. 모두들 심성은 착하지만 각자 마음의 상처가 있었던 아이들이었고 그것을 진작 눈치 채지 못한 나를 탓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45일은 아이들을 보듬어주기엔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는 사이가 급속도로 가까워지기도 했다. 몇몇 아이들은 우리를 어려워하지 않고 장난을 걸면서 우리를 웃음이 터지게 했다. 한편 한 아이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불만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 걱정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슈퍼에 가는 도중 만나 길을 안내해준 고마운 아이였다. 선생님들이 계속 같이 있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선생님 금요일에 떠나죠?”라며 말을 건넸다. 그럴 때면 내가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는지 망설였다. 헤어짐을 전제한 사이는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했는데 아이들은 마지막 날에도 밝아보여서 다행이었지만 서운하기도 했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때는 20년 후의 나에게 편지쓰기 시간이었다. 저학년 아이들은 잘 참여해주었지만 적지 않은 고학년 아이들이 자신은 꿈이 없다며 시무룩해있었다. 그걸 보면서 어린 아이들이 벌써 미래를 생각하면 자신이 꼭 무언가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음을 깨달았다. 무언가는 우리나라에서 편안히 살 수 있는 상류층 직업을 의미했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획일적인 꿈을 강요하고 있는지 실감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부담감을 없애려 꿈이 꼭 있을 필요는 없다고 해주었다. 아이들이 받아들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이화봉사단 활동은 항상 나를 위해서 살아왔던 내가 누군가를 위해 노력을 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우매했고 자기중심적이었는지 깨닫게 했다.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뿌듯했다. 내가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해준 것은 모두 아이들 덕분이다. 미숙한 나를 팀장으로 두고 같이 잘 활동해온 팀원들에게도 정말 고맙다. 45일 간 정말 힘들었지만 트러블 한 번 없이 좋은 추억으로 가져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잠자리와 진수성찬을 마련해주신 센터선생님께 감사하며 항상 대기하며 아이들을 통제해준 공익요원께도 감사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