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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2015 여름 해외교육봉사_미국_윤영휘

  • 작성일 : 2015-10-19
  • 조회수 : 959
  • 작성자 : 사회봉사팀

만개의 호수가 있는 땅

 

 

경영학과 윤영휘

 

 

 10,000개 이상의 호수가 있는 땅, 미네소타로 가는 비행기 안, 긴장감도 있었지만 설렘이 더 컸다. 설렘의 원인은 비행기를 타서가 아니라 미국에 가서 무슨 봉사를 할 것이냐 라는 친구들의 질문에 항상 그냥 교육봉사라고 대답했던 내가 이제는 그보다 더 제대로 그리고 자세히 대답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까지 10명이 한 팀을 이루어 열심히 준비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네소타에 도착하고 나서는 모든 일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 아이들이 우리가 기획한 활동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웃는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조선캠프에서의 첫 째 날에 수업을 진행하면서 나는 사실 아이들이 그냥 내가 미국에서 사귀었던 재미교포 친구들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캠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캠프 측에서 주최한 프로그램들을 그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캠프 아이들은 재미교포와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들은 한국 문화를 그리워했고 관심 있어 했고 좋아했다. 그들에게도 각자의 이야기가 있었고 미네소타의 호수들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서로에게 힘이 되었고 하나의 마음을 이루었다. 특히 캠프의 마지막 날 밤에 했던 본 파이어 행사에서 들었던 그들의 이야기들은 나의 가슴을 울렸다. 모든 캠퍼들의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10,000개 이상의 이야기들은 나의 마음을 여전히 울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봉사에서 한국인 입양에 대한 이야기, 입양된 아이들의 속마음, 부모들의 생각들을 듣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던 내게는 이럴 기회가 별로 없었던 캠프보다는 첫 번째 캠프가 끝난 후의 홈스테이가 더 기억에 남고 의미가 있었다. 입양된 아이들의 속마음과 부모들의 생각들을 예민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필요와 명분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다른 생각을 했다. 꼭 병에 걸리지 않아도, 힘들어 하는 일이 없어도 고통스러운 병에 걸린 사람이나 힘든 일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공유하여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봉사자들이 입양이 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 혹은 부모님과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나누고 정신적인 교감을 하면서 그들을 더 이해하고 그들에게 좋은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나의 홈스테이 호스트였던 의 부모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홈스테이를 할 동안 자신들이 입양을 하게 되었던 상황들, ‘의 입양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해주셨고 이 한국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도록 우리와 같이 이야기 하는 시간을 마련해주셨다. 또한 우리(나와 함께 홈스테이를 한 태금이)와 한국인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을 키우면서 겪었던 혹은 겪을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렇게 다양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의 부모님께서는 에 대한 그리고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이렇게 우리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하셨다. 이처럼 단순한 홈스테이 보다는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었던 3일간의 시간은 내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친구들이 미국에서 무슨 봉사를 하고 왔냐고 물어보면 자신만만케 대답할 수 있었던 설렘은 없어졌다. 설렘의 없어짐의 원인은 교육봉사를 하러 갔지만 오히려 내 자신이 배운 것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캠프 아이들로부터 대한민국을 향한 사랑을 배우게 되었고, 사람에 대한 사랑을 배우게 되었고, 홈스테이를 통해 진정한 교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이런 배움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발전시킬 수 있었으며, 10,000개의 호수가 미네소타의 특징이자 미네소타의 지형을 결정짓듯이 이번 봉사는 나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험이고 추억이고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