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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2012 겨울 해외교육봉사_베트남_최희원

  • 작성일 : 2013-04-01
  • 조회수 : 927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베트남 교육봉사를 다녀와서

 

환경식품공학부 12 최희원

 

베트남에서의 1112일은 값진 시간이었다. 교육 봉사는 이번이 세 번째지만 해외에서 봉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지원했을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출국하는 비행기 안이라는 것에 많이 설렜다. 새벽에 도착하고 그 날에는 통일궁과 전쟁 기념관에 다녀왔다. 전쟁 기념관에서는 전쟁이 일어난 전후의 풍경과 인물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평화로운 지금을 사는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한편으로 그 작은 나라가 미국이란 강대국을 이겼다는 역사도 대단해 보였다. 전쟁 기념관에는 그 때까지 보았던 베트남 풍경들과는 달리 서양인들이 많이 보였고 인종 상관없이 다 비슷한 생각에 잠겨 있는 듯 했다.

그 다음날은 처음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날이자 고학년 아이들을 처음으로 만나는 날이었다. 아이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아이들이 낯가리면 어떻게 다가가야 할 지 많이 걱정했는데 오히려 아이들 쪽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첫날 버스가 도착하던 순간에 우리를 보고 ‘와와’하며 밝게 웃는 아이들을 보고 우리가 처음 만났다는 걸 잠깐 잊은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은 바쁜 일상으로 잠시 잊고 있었던 활력이나 기분들을 다시 들게끔 도와주었다. 봉사를 하기 위해 사랑의 교실로 가는 버스, 봉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항상 피곤함이 몸에 배어 있고 지쳐 있었지만 그 사이 아이들과 함께 있던 시간만큼은 이상하게도 힘들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와 닿았다. 저질체력인 나는 아이들의 힘을 받은 것만 같았다.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한 면도 있었다. 심지어 형제가 몇이냐는 것과 취미가 무엇이냐는 것처럼 너무나 간단한 질문조차도 바로바로 물어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그저 아이들에게 안녕, 이름이 뭐니? 의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프로그램 진행 시 필요한 전달해야 할 말은 통역선생님께 말씀 드렸고 그 외의 것은 거의 행동과 웃음으로 섞어 한국어로 말했는데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이들과의 관계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언어보다는 주로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하며 친해질 수 있었다. 사람과 의사소통을 할 때 언어가 많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직접 부딪쳐 알았지만 언어 외적인 요소 또한 그에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학년 아이들의 교육봉사를 끝내고 공식적인 작별 시간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울었을 때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 또 한편으로 이번 봉사가 그저 흘러가는 대로 진행된 봉사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서 아이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저학년 아이들은 고학년 아이들과 달리 2일밖에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 중에서 화를 잘 내는 아이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화난 표정을 짓다가 가위 바위 보에 재미가 들려서 먼저 찾아와 대결을 신청하곤 했다. 교육봉사 마지막 날에 저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비너스라는 레스토랑에 갔는데 고학년 아이들 일부도 같이 따라왔다. 고학년 아이들이랑 가위 바위 보에서 진 사람이 다리를 찢는 놀이를 했는데 그 아이가 그 게임을 하자고 일자로 놓은 작은 발들이 기억에 남는다. 또 고학년 아이들이 차도 쪽으로 서서 저학년 아이들을 카리스마 있게 인솔했던 것도 기특해서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베트남 대학교에서 문화 교류를 할 때 베트남 대학생들은 17, 18살도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학생들과 영어로 대화할 때 단어만 툭툭 내뱉는 의사소통을 할 때마다 영어 회화를 배우고 싶다는 의욕이 솟구쳤다. 그동안 의무감에서만 공부를 했던 내 모습에도 회의가 조금 들었다.

교육봉사를 하면 오히려 내가 봉사 받는 느낌이 들곤 한다. 봉사를 조금씩이라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은 그런 느낌이 심리적인 안정이 되기 때문인 것 같다. 봉사에 이렇게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때에 가능한 많이 교육봉사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