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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2012 겨울 해외교육봉사_베트남_김은혜

  • 작성일 : 2013-04-01
  • 조회수 : 878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나는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 했다.

 

과학교육학과 12 김은혜

 

[하 모 니]

2012년 마지막과 2013년 처음을 함께한 20명의 베트남 해외 교육 봉사단. 준비할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 했는데, 현지에서는 우리 봉사단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정말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출발 전에는 걱정이 많았다. 해외로 봉사를 나가면 봉사 단원들 사이에서 십중팔구 잦은 다툼이 일어나곤 한다는 소리를 흔히 듣곤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혹여 준비해 온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다행히 걱정과 달리 단 한 번의 트러블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각자 가지고 있는 소리가 달라서 약간의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끊임없이 서로 대화하고 소통함으로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소통이 원활했기에 존재 할 수 있었던 그 하모니. 또한, 20명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맡은 일이 작든 크든 간에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만들어낸 그 하모니. 모든 봉사 프로그램을 큰 문제없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이 20명의 감동적인 하모니 덕분일 것이다.

 

[따 뜻 함]

             베트남 호치민은 참으로 무더웠다. 심지어 12군 사랑의 교실은 통풍도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수업을 마치고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땀으로 범벅이 되어서 매일을 땀으로 샤워하곤 했다. 솔직하게 말해, 계속해서 땀을 흘리다 보니 자연스레 몸이 지치고 고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날 일으켜 세운 아이들의 해맑고 순수한 미소. 좁은 센터 가득 울려 퍼진 아이들의 웃음소리. 마시고 혹은 먹고 힘내라고 내게 건네 준 베트남 음료와 과자. 내 땀을 보고 바삐 흔들어 부채질 해주던 고사리 같은 손들. 너무나 말라서 안으면 딱딱할 줄 알았는데 정말로 포근했던 그 아이들의 품. 무더위를 식혀주던 이 모든 따뜻함을 기억하기에 한국에 돌아온 지금, 이 끔찍한 추위도 전혀 두렵지가 않다.

 

[물 음 표]

             봉사 마지막 날, 벽화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임 간사님으로부터 나를 특별히 좋아해주던 한 아이에 대해서 들었다. 아직 14살 밖에 되지 않은 그 작고 어린 아이가 마지막 5학년을 마치지 않고 공장에 일하러 가려 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정말 한순간에 머리가 새하얘졌다. 여러 수업을 하면서 분명 나는 그 아이의 가능성을 보았다. 종이접기를 할 때, 어려운 단계에서도 그림을 보고 혼자서 척척 해결하고 선생님들을 대신해서 접어주기도 하던 그 꼼꼼한 손 솜씨. 충분히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 아이였다. 하지만, 마지막 5학년을 마치고 졸업을 해도 「무학」으로 남을 그 아이에게 과연 생계유지를 위해 하루 빨리 일을 시작해 돈을 벌려는 그 결심을 거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그 아이뿐 아니라 그 곳에 있는 아이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소외 받고 있을 아이들이 지금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아직도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 하였다. 여전히 내 머리 속은 물음표로 가득하다. 앞서 말한 질문들에 대해 물음표가 아닌 마침표를 찍기 위한 삶. 이번 봉사를 통해서 내 삶의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