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

해외봉사

2012 겨울 해외교육봉사_베트남_이혜정

  • 작성일 : 2013-04-01
  • 조회수 : 839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사랑의 교실에서의 소중한 추억

 

특수교육과 11 이혜정

 

쿵따리 쿵따리 쿵쿵쿵~ 쿵따리리 쿵따리리 쿵쿵쿵~’ 우리 음악팀의 프로그램이었던 리듬악기 연주의 제재곡인 리듬악기 노래의 일부분 이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가끔 무의식적으로 이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러다 문득 노래를 흥얼거리는 나를 발견하고는 자연스레 지난 2주의 추억 속으로 빠진다. 베트남에서 보낸 2주는 내 생의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

친구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해외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학년 겨울방학 때 국내봉사를 다녀오며 느꼈던 따뜻함을 떠올리며, 이화 봉사단 해외교육봉사에 지원하게 되었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합격했다. 겨울방학을 여기에 바치겠다! 라는 넘치는 열정을 안고 프로그램 준비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팀원들 간의 협력이 잘되어 수월하게 프로그램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을 만났을 때 처음 느낌은 신기하다였다. 한국 아이들과 달라서가 아니라 비슷하여 신기했다. 60여명의 아이들을 한 명씩 들여다보면 모두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아이, 수줍음 많은 아이, 입과 글자로 듣는 아이, 춤을 좋아하는 아이, 친구들보다 조금 느린 아이…….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다닐 때 한 반에 한 명씩 있었던 아이들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생소한 환경에서 만나는 낯익은 아이들이 마냥 신기했다. 그런 낯익음 때문이었을까,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아이들도 우리들의 마음을 느껴서인지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었다.

2주간 우리가 알차게 준비해 온 프로그램들을 하나씩 실행해 갔다. 준비해온 프로그램 상자를 하나씩 열 때 마다 아이들이 즐거워할 표정이 생각나 상자 여는 일이 생일선물 상자를 여는 것만큼 두근대고 즐거웠다. 에코백 만들기, 자연 만들기, 한국어 배우기, 트니트니 체조, 운동회 등 모든 프로그램이 너무 즐거웠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을 하나 뽑자면 우리 음악팀의 리듬악기 연주프로그램 이다. 우리 팀이 준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팀 별로 프로그램 분야를 뽑을 때, 사실 우리 조원들 모두 음악만 아니면 된다!를 외쳤다. 아이들이 가장 생소해 하고 준비하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팀이 음악을 뽑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내가 전체 진행교사를 맡게 되었다.

프로그램 준비기간에도 걱정이 태산이었다. 당일, 프로그램이 시작되니 아이들이 우리의 지도에 따라 열심히 악기를 만들며 즐거워했다. 그 악기로 우리는 한국의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리듬악기 노래를 연주했다. 아이들은 음악교육을 따로 받은 적이 없어 악보를 전혀 읽지 못했다. 음표가 있는 악보대신 직관적인 색깔 악보를 따로 만들어 연주를 진행하였다.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리듬 악기 연주를 신기해했고 즐거워했다. 무엇보다 연주를 너무 잘 해주었다. 사실 이 수업은 내가 처음 하는 수업이었다. 첫 수업을 이렇게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었다. 또 아이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이번 봉사는 개인적으로는 나의 교사로서의 자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랑해주고 그들을 이해해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할 때 행복해야 한다. 이번 베트남 교육봉사에서 만난 아이들과 함께 할 때 행복했다. 또 이번 봉사를 통해 나는 나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었다. 장애가 있는 아이에 대한 정보를 준비기간에 파악하지 못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현장에 도착해서야 알게 되었다. 특수교육과를 전공하고 그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정작 장애아동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번에는 이런 점에서 미흡했지만 다음에 봉사를 가게 될 팀은 이를 미리 파악하고 이 학생들도 프로그램에 충분히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