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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2012 겨울 해외교육봉사_베트남_허정문

  • 작성일 : 2013-04-01
  • 조회수 : 842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언어는 달라도, 마음은 같았던 호치민 12군 사랑의 교실

 

 국제사무학과 10 허정문

 

교육봉사라고는 울산에 있는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했던 것이 전부였던 내가 ‘해외교육봉사’를 가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응원의 목소리보다 걱정의 목소리가 더 많이 들렸다. 그렇지만 너무나 해보고 싶었던 활동이었기에 한 달 여 간의 짧은 준비기간 동안 19명의 팀원들과 협동하여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대책을 짜고, 17일 베트남으로 출국하였다. 직접 수업을 해 본 결과 베트남 학생들과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보니 수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아이들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때 조금 어려움을 겪었고, 아이들이 베트남어로 이런저런 말을 할 때 곧바로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곧바로 캐치하지 못했던 것 같다. , 규칙을 지키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팀을 나누어 경쟁하는 체육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아이들이 승부욕에 불타올라 규칙을 지키기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만 하여 통제하는 것과 아이들에게 규칙을 지키기 위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그리고 아무래도 사람 대 사람으로 하는 활동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조금 더 정이 가는 아이가 있고 또 너무 드세거나 다루기 힘들어 피하고 싶은 아이도 있었는데, 교육봉사자로서 특정 학생을 편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모든 아이들을 평등하게 대하려 노력하였다.

언어 장벽을 해결하기 위해 명찰 뒤에 생활 베트남어나 수업 때 필요한 베트남어를 적어가서 수업 때마다 활용하려고 노력하였고, 아이들이 진행과정에서 나에게 베트남어로 말을 할 경우에 통역을 담당하시는 선생님께 부탁해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하였다.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하여 베트남어를 최대한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였던 것 같다. 체육 수업 같은 경우에는 미니 볼링 시합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굴리는 것이라고 몇 차례나 아이들에게 전달을 하였는데, 지키지 않는 아이가 많아서 공을 던지는 아이들이 나올 때 마다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꼭 굴리라는 공지사항을 전달하였다. 시범 선생님들이 분명히 시범을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통제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 림보에서는 리본 밑을 몸을 뒤로 젖히고 통과해야 하는 규칙을 공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자꾸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굽히고 통과하여 계속 시범을 보이며 아이들에게 <규칙을 지키는 것>이 결과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려 노력했다.

경제적으로 사정이 어려워서 공식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던 교육봉사라 아이들이 중학교 과정까지 마친다고 해도 공식적으로는 <무학력>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마음이 굉장히 불편했다. 비록 사용하는 언어는 다르지만 내가 한국어로 '이거 색칠하자!' 라던가 '이거 같이 하자!' 라고 하면 곧잘 따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 중 청각장애아동과 지적장애 아동이 있었는데, 청각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리듬악기 연주 수업을 할 때에는 그 아이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를 대상으로는 주로 통역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글로 써서 소통을 하였고, 그림을 그리거나 직접 만들고 가지고 놀 수 있는 활동 위주로 하였다. , 지적장애 아동은 또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입장이었는데, 눈이 서로 마주칠 때마다 활짝 웃어주고 따듯하게 대해주려 노력했다.

공식적으로 <무학력>인 아이들이 나이가 들고 난 후에 할 수 있는 일은 학력을 가진 아이들에 비해서 그렇게 많지 않다. 그렇지만 이번 해외 교육봉사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자신의 미래가 꼭 정해져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자신이 꾸는 꿈을 통해 얼마든지 미래는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 같아 굉장히 뿌듯했다. 이 경험은 아이들에게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 누군가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해외교육봉사 후 꼭 해외에서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내가 살고 있는 작은 동네에서라도 내가 도울 수 있는 아이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도와줘야겠다는 동기부여까지 확실히 되었던 해외교육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