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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2012 겨울 해외교육봉사_베트남_김희선

  • 작성일 : 2013-04-01
  • 조회수 : 778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할까 말까 할 때는 해라!

 

법학과 08 김희선

 

 ‘합격입니다.’ 사회봉사센터의 해외교육봉사 합격자 명단을 보는 순간, 덜컥 겁이 났다. 졸업을 앞두고 해외봉사를 다녀오는 것이 시간낭비에 불과하지는 않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봉사활동 또한 값진 경험이지만, 진로를 위해 어학시험을 공부하고 이력서를 한 줄 더 쓰는 것이 앞으로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 센터로부터 봉사단 리더를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담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아직 봉사활동을 다녀오겠다는 확신도 서지 않았는데 리더라니! 도망쳐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첫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다. 그날 처음으로 앞으로 함께 할 단원들을 만났다.

처음 만난 이화봉사단 친구들은 그야말로 ‘엄친딸’들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똑소리 나는지. 평소 똑소리와는 거리가 먼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았다. 한편으로는‘이런 친구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한다면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친구들이라면 내가 조금 부족해도 나의 모자란 점을 잘 채워줄 수 있으리라.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할까 말까 할 때는 해라.’는 좌우명을 되새겨 보았다. 취업, 진로, 스펙 ...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는 잊고 한 번 부딪혀보기로 다짐했다. 이렇게 다짐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렇게 호치민으로 향하는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출발하기 전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부족했던 준비 기간이었다. 우리 봉사단은 다른 봉사단에 비해 한 달 정도 늦게 선발되었기 때문에 모든 일정이 급박하게 전개되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봉사단 친구들의 희생정신이었다. 봉사활동에 모든 것을 올인(All-in)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모두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나와 성실하게 자신의 몫을 다했다. 우리들끼리 ‘정규학기보다 더 힘들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준비기간이 정신 없이 흐른 뒤, 드디어 호치민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로소 모든 긴장이 탁 풀렸다.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모두 보여주고 돌아올 수 있길 바랄 뿐이었다.

이어진 호치민에서의 2주는 그야말로 꿈같은 시간이었다. 부족한 우리를 너무나 아껴준 어린이들 덕분에 준비해간 모든 내용을 200% 전달할 수 있었다. 처음 봉사활동을 떠날 때 내 사랑을 모두 주고 오리라고 다짐했는데, 오히려 2주 동안 어린이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너무나 행복했다. 특히 마지막 날 준비한 공연을 관람할 때 어린이들이 즐거워하지 않아 이유를 물었더니, 한 어린이가 ‘이 공연 끝나면 선생님들 돌아가잖아요.’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던 일이 마음에 남는다. 만약 호치민에 오지 않았다면 이런 귀하고 값진 사랑을 받지 못했으리라.

만약 베트남에 오지 않고 그 기간에 한국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여느 취업준비생처럼 영어공부나 자소서를 쓰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이런 일들은 언젠가 해야 할 일이지만,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외봉사는 지금 이 때, 학창시절이 아니면 정말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낯선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 스스로가 참 대견하다. 또한 남들보다 뒤쳐질 것이라는 두려움을 극복한 결과 이런 귀한 교훈을 얻어 감사할 따름이다.

이 밖에도 어린이들과 우리의 의사소통을 도와준 통역 선생님들, 임선주 간사님, 띠엔 선생님, 평균보다 많이 먹는 우리들을 위해 애쓰신 사회봉사센터 유제욱 팀장님과 김석향 교수님. 차가운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남자였던 투투 선생님.... 무수히 많은 분들이 우리 봉사단에게 준 사랑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활동기간 내내 서로를 아끼며 의지한 단원들이 없었다면 무사히 활동을 마무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두 이번 봉사에서 받은 큰 사랑이 기반이 되어 어디서든 힘차게 날개를 펼치길! 부족한 맏언니를 믿고 따라주어 고맙다는 말을 이 글을 통해 꼭 전하고 싶다. Cm ơ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