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

해외봉사

2012 여름 해외교육봉사_캄보디아_윤유선

  • 작성일 : 2013-04-01
  • 조회수 : 675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설렘의 시작과 잔상

 

수학교육과 10학번 윤유선

 

           2주간의 캄보디아에서의 일정을 되돌아보면 설렘의 느낌이 가장 와 닿는다. 이화봉사단으로 선발된 때부터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까지도 두근거림은 여전히 남아있다.        

           2주간의 소중하고 값진 시간을 위해 방학 전부터 단원들과 함께 100가지의 교안 아이디어를 내고, 학기 중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긴 시간 동안 회의를 한 적도 있다. 새로운 경험에 즐거워하면서도 내심 힘들기도 했지만, 이렇게 다져진 초석이 방학 때 매일 단원들이 모두 모여 교안을 확정 짓고 시뮬레이션 연습을 하면서 빛을 발했던 것 같다. 지금 완성된 교안을 보면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을까 싶으면서도, 우리가 긴 시간 동안 정말 많은 과정을 겪었구나 하는 생각에 단원들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온다. 혼자 했다면 할 수 없었던 일을 19명의 단원들이 함께 이루어 낸 것이다. 다른 봉사를 하다 보면 주어진 일만 하는 것에 그쳐서 활동 자체가 힘드네 안 힘드네 등의 평가만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 이화봉사단에서는 아이들과 함께한 활동이 모두 단원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는 교안활동 모두 단원들과 나 스스로에게 격려가 되고 큰 힘이 되었다.

           캄보디아에서 매일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준 것은 캄보디아의 아이들이었다. 사실 센터의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반가우면서도 어딘가 두려웠다. 여태껏 아이들과의 만남을 기대해 왔으면서도, 막상 픽업차량을 보고 뛰어오는 아이들을 보니 이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꺼내야 할 지, 우리들이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것일 지 걱정되었다. 첫 만남, 첫 프로그램에서는 서로에게 미묘한 어색함이 남아서 앞으로의 시간을 걱정하기도 했지만, 매일 아이들과 함께 율동도 배우고 갈수록 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아이들과 우리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소중한 감정을 나누었다. 초롱초롱 우리가 신기한 듯 바라보던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아이들을 칭찬하고, 아이들과 손을 잡고 서로 안아주곤 했다. 특히 프로그램 첫 날 잘 웃지도 않고 반응도 거의 없어서 내가 차도녀라고 별명을 지어주었던 한 여자아이가, 둘째 날에는 가방 꾸미기도 혼자서 척척 잘 해내고 전 날보다 잘 웃어주어서 그날은 하루 종일 기뻤다. 이렇게 우리는 아이들의 미소 하나에도 기뻐하면서 사소한 것에 정말 많은 감정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를 좋아해주는 아이들에게 더 많이 우리의 마음을 표현해줄걸 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왠지 모르게 아이들에게 어색해하며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가, 아이들이 먼저 우리를 보며 신기한 듯 다가오고 나서야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었다.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에 대해 아쉬운 것은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이들을 떠올려보니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다 충분한 표현을 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련이 남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특별히 눈이 가는 아이만 신경 쓴 것 같아 다른 아이들에게 미안해진다. 특히 우리와 정들었던 아이들이 먼저 달려와 손을 잡아주고 안아줄 때마다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어서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나는 2주 동안 아이들에게 준 것보다 아이들로부터 받고 배운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크메르루즈 이후 지식인 세대가 많지 않은 캄보디아에서 이제 막 교육을 받기 시작한 이 아이들에게 짧은 기간이지만 정말 값지고 소중한 경험을 해주고 싶었고, 아이들이 후에 우리를 잊는다 하더라도 그 경험들이 아이들의 삶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지속적으로 남았으면 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올챙이 춤을 알려주고 그림 그리기와 꾸미기 활동을 진행하면서, 미술, 음악, 체육 등 예체능 수업이 없는 캄보디아에서 이 아이들의 잠재력을 키워줄 기회가 적은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 그림을 무척 잘 그리거나 처음 보는 재료들로 다양한 것을 생각해내는 아이들에게는 감탄하기도 하고, 색종이 접기를 하면서 삼각형조차 제대로 접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이 아이들이 캄보디아 학교에서는 제대로 짜여진 커리큘럼의 교육은 받고 있는 걸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지식인 세대가 거의 없어진 캄보디아의 교육은 어쩔 수 없이 시간에 따라 해결 되겠지만, 과도기를 겪고 있는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외부에서라도 많은 전문가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로서는 이 아이들이 지금은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꿈을 위해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의지를 가지기를 바랄 뿐이었다. 아이들과의 시간은 수학교육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나 스스로도 교육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교육 기회가 많은 우리 나라에서는 오히려 공부에 지쳐 꿈이 없는 학생들이 많은데, 교육 기회가 많은 적든 미래에 한 나라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원하는 바가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캄보디아의 아이들은 그 기회마저 적은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마냥 재밌고 신기하다고 느끼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갈수록 우리가 매일 만나서 회의를 하고 몸으로 부딪혀가며 겪은 과정들이 생각날 때마다 뭉클해지고 단원들과 아이들, 선생님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맨 처음 빈 공간이었던 센터 교실 바닥에 팀을 나누는 테이프를 붙이고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우리들, 그 장소를 웃음소리로 가득 채우고 달란트 스티커를 더 달라고 조르던 아이들, 프로그램이 끝나고 피곤에 지친 우리들에게 피드백을 주시던 선생님과 영어 울렁증을 경험한 우리들캄보디아에서 겪었던 모든 것들이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캠코더를 빌려서라도 사진 외에 동영상을 많이 찍을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 순간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진심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같은 장소에서 같은 순간을 경험하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하고 스스로에 대한 힘도 얻을 수 있었다. 매 장면마다 아직까지 전해지는 설렘을 경험하게 해준 캄보디아 아이들과 선생님들, 매일 만나 하루를 함께 보내면서 힘든 것, 좋은 것 같이 겪었던 봉사단원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