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

해외봉사

2012 여름 해외교육봉사_캄보디아_장우정

  • 작성일 : 2013-04-01
  • 조회수 : 754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2012 하계 이화해외교육봉사단 소감문

식품공학과 10학번 장우정

           1314일의 ‘12 하계 캄보디아 해외 교육 봉사를 무사히 잘 마치고 귀국한지 사흘이 지난 지금도, 몸에 밴 캄보디아의 향기가 느껴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지난 5월부터 우리는 2주간의 캄보디아 활동기간동안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과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두 달 반의 봉사활동 준비 과정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교안을 기획하고 수정하는 것만 수차례. 지칠 법도 했지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캄보디아 아이들을 생각하며 영어로 스크립트도 짜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대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여러 가지 고려할 부분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머릿속으로는 이미 아이들을 만나고 있었다.

           드디어 캄보디아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낯선 곳을 처음 대면하는 설렘도 있었지만 이 더운 나라에서 처음 보는 아이들과 잘 생활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밤잠을 설쳤던 것이 기억난다.

           D-day. 사진으로만 접해왔고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상상 속의 아이들이 내 눈앞에 있었다. 까맣고 조그만 아이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던 첫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동그랗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한국에서 온 외국인 선생님들을 보는 시선에는 약간의 신기함과 수줍음이 반반씩 섞여 있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교안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한, 두 시간 일찍 와서 앙증맞은 두 손을 곱게 모아 ‘쭙리읍쑤어~’ 인사하며 들어오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접하는 교안에 신기하기도, 어렵기도, 혹은 지루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만족해주고 웃어주고 선생님 말에 잘 따라주어 너무 너무 고마웠다. 처음에는 소극적으로 행동하고 관심도 안 갖던 아이가 나를 보고 웃고 내 얘기를 경청하고 나를 안아주고 나를 찾아다니는 것 사소한 하나하나의 변화가 나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발음도 안 되고 한국어로 독음한 것을 그대로 읽기조차 어려웠던 크메르어를 하면서 아이들과 소통하려고 애썼을 때, 오히려 아이들은 그런 우리들을 도와주기 위해 발음도 고쳐주고 잘 알려주려는 것을 보고 아이들의 마음이 참 따뜻하고 친절하다는 것을 느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간단하게나마 구사할 수 있어서 언어의 장벽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교안을 진행하는 동안 트랜스레이터 분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통역을 잘 해 주셔서 의미를 전달하는데 있어 문제가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어린 아이들과 소통할 때에는 아이들이 원하는 대답을 바로 해 줄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주말에는 씨엠립의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였다. 명성 그대로 어마어마하였고 자연 경관이 너무 아름다웠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캄보디아의 문화를 접할 수 있었고 야시장의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교안진행과 평가회의, 다음날 원활한 진행을 위한 밤샘 회의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빴던 일정 속에서 잠시 벗어 날 수 있는 그야말로 달콤한 휴식이었다. 그 와중에 아이들이 벌써 보고 싶다는 팀원도 있었고 아프더라도 한국 가서 아프겠다는 다짐으로 다음 주에는 아이들을 위해 온몸을 불사 지르겠다는 포부를 지닌 팀원도 있었다. 나 또한 한 주를 돌이켜보고 그 다음 한 주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고, 자칫 헤이해지고 지칠 뻔 할 시기에 파이팅하고 재충전할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뜻 깊었다.

          마지막 날에는 프놈펜 시내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화 스랑 초등학교에서 day camp를 진행하였다. 그 곳에서는 역할 바꿈을 하여 그동안 우리가 가르쳤던 센터의 청소년 아이들이 선생님이 되어 그 지역의 아이들을 가르쳤다. 위생교육을 알려주고 줄 세우는 것부터 우는 아이 달래는 것까지 프로그램 진행을 잘 해내는 아이들이 정말 의젓하고 대견해 보였다. Day camp를 잘 마치고 정말 아이들과 만남이 마지막임을 알았을 때 가슴에서 무언가의 먹먹함을 느꼈다. Teacher... don't go”라는 아이들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2주라는 짧은 시간동안 내가 너무 많은 정을 주고받았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동시에 더 잘해주지 못한 점이 너무 미안하고 두고두고 후회스러웠다. 나를 좋아해주는 아이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몇 명만 편애하면 안 되기에 똑같이 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더 많이 표현하지 못하고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헤어짐은 몹시 힘들고 아팠지만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을 위안 삼아야 했다.

           단기 봉사에 부정적으로만 느꼈다가 우리를 보시고 생각이 바뀌셨다는 교수님의 말씀은 정말 큰 힘이 되고 감동적이었다. 우리가 주는 것보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아서 귀국할 때 기분이 좋았고 힘이 났다. 비록 우리는 떠났지만 우리가 그동안 나누었던 좋은 추억들은 캄보디아 이화사회복지센터에 영원히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모빌 만들기 교안 도중 자신의 미래에 대해 발표해보는 시간을 가졌을 때 많은 아이들의 꿈이 선생님이라고 해서 놀라웠는데 그 아이들에게 우리가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고,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그들의 희망에 우리가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그 아이들이 10, 20년 후에 더 좋은 교육자가 되어 지식 나눔의 참됨을 깨닫고 보람된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나눔의 기쁨을 알려주고 더불어 대한민국의 문화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이화봉사단에 지원한 계기이자 목적을 이룬 것 같아 뿌듯했다.

           맛있는 음식과 과일을 넉넉한 인심으로 풍족하게 제공해 주셨던 독도 게스트 하우스의 사장님, 격려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던 정익중 교수님과 박현주 선생님, 현지 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주성아 선생님과 조유영 선생님, 무엇보다 19명의 환상적인 팀워크가 뒷받침 되지 않았더라면 ‘12 하계 캄보디아 해외 교육 봉사는 이 만큼 성공적이지 못했을 것 같다. 끝으로, 지치고 힘들 때마다 마음을 열고 다독여 주었던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