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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2011 겨울 해외교육봉사_베트남_최한나

  • 작성일 : 2013-03-29
  • 조회수 : 657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우리들의 밀도 있던 1112

 

수리물리과학부 11학번 최한나

 

해외봉사가 완전히 끝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소중하고도 꿈만 같은 한 달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해외봉사를 하며 나는 인생에서 처음 해보는 것들을 잔뜩 경험해 보았다. 우선 20명이나 되는 사람들과 매일 보고 함께 무언가를 해본 것 자체부터가 처음이다. 이뿐 아니라 인천공항에도 생전 처음 가봤고, 케이팝 댄스공연도 처음 해봤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했던 해외봉사를 부족하지만 이 글을 쓰며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쉴새 없이 공연 연습과 프로그램 사전 시현, 회의를 매일매일 모여 함께 하였고, 매일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였으며, 2주간의 준비기간이 끝날 무렵 매우 체계적으로 패킹을 하고 1 3일 드디어 설레는 마음을 앉고 학문관에 모여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이때 나는 해외 봉사 간다는 자체에도 상당히 기대가 컸지만 인천공항을 생전 처음 가보는 거라 그 점도 설레었다. 실제로 도착해보니 말로 들었던 것만큼 공항은 정말 좋았다. 면세점에서 약 1시간의 자유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호치민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 드디어 베트남으로 출발했다. 기대치를 많이 낮춰 놔서인지 호텔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좋았다. 10일 동안 있을 방에 짐을 풀고 다음날부터 시작될 봉사를 위해 잠들었다. 다음날, 센터에 처음 도착했을 때 솔직히 살짝 충격이었다. 상상했던 것보다 센터가 넓지도 않았고 운동장 같은 것도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신발을 벗고 양말을 신은 채로 하루를 지냈더니 10일 후에 양말을 버리고 가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발바닥이 새까매 져버렸다. 첫날이라 그런지 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이 너무나 힘들고 게다가 날씨도 더워서 하루하루 땀에 젖을 생각을 하니 앞으로의 날들이 꽤나 걱정이 되었다. 첫 시작을 그렇게 해서 약 10일간의 봉사활동이 끝날 때, 먼저 끝난 반은 오후반이었다. 그때는 오전반에도 오는 아이들이 있어서인지 왜인지는 몰라도 아이들이 마지막에 무덤덤하게 평소에 집에 돌아가듯 가는 모습을 보여주어 좀 놀랐다. 물론 이런 무덤덤한 마지막이 어쩌면 좋은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아 이게 진짜 마지막인가라는 약간 허무한 감정도 들었다. 오후반이 끝난 다음날, 드디어 오전반까지 끝나는 날이 왔다. 난 오전에 가장 연령이 낮은 반을 맡았었는데 10일간의 사진 슬라이드 쇼를 보고 오기 전까지 아이들은 평소랑 똑같았다. 그런데 사진들을 다보고 반으로 돌아와 선물이 오길 기다리는데 우리가 각자 마지막 인사를 하자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평소 다루기도 힘들었고 마냥 웃고 장난만 치던 아이들의 우는 모습이 뭉클하고도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우리가 고작 10일 동안 여기서 봉사를 했지만 어쩌면 이 아이들에게는 작고도 큰 영향을 주고 가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처음에는 말도 잘 안 듣고 걱정스러웠던 아이가 10일 후에 좀 더 온순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금이나마 우리의 봉사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봉사단원들 모두에게도 어떤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봉사활동 자체뿐만 아니라, 이번 해외봉사단 자체가 나에게 느끼는 것이 많게 해준 것 같다. 매일 활동이 끝나고 했던 전체 회의가 특히나 그랬다. 다들 느낀 점, 고쳤으면 하는 점을 말하는 걸 들어보면 정말 생각이 깊고 많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뿐 아니라 여러 봉사단원들이 나에게 평소 당연시해왔던 것들에 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어주었고, 결심했던 일에 더 강한 동기도 심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활동이 끝나고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롤링페이퍼를 적었는데, 솔직히 평소 각자에게 느꼈던 것을 옮기기엔 공간이 작아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들 서로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1 14일 아침7시 경에 인천공항 도착했다. 입국 수속을 밟고 뒷풀이 때 보자는 인사를 하며 각자 헤어져 집으로 돌아갔는데, 난 대구로 바로 오는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공항 올 때 잘 못 봤었던 인천대교를 건너며 정말 끝났다는 실감이 새삼 들었다. 아쉽고 쓸쓸했지만 난 이번 봉사가 나에게 남겨준 것이 많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봉사가 끝났고, 앞으로 방학이 마치고 새 학기가 시작되어도 단원들과의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무쪼록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