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이화여자대학교 EWHA WOMANS UNIVERSITY

해외봉사

2011 여름 해외교육봉사_캄보디아_김보민

  • 작성일 : 2013-03-29
  • 조회수 : 582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캄보디아에서의 1213!

 

분자생명과학부 10학번 김보민

 

처음 이화봉사단 해외교육팀으로 선발되었을 때에는 해외로 봉사를 간다는 것이 막연한 느낌으로 다녀왔다. 국내에서는 여러 번 봉사를 해본 경험이 있었지만 해외에서는 처음이라 걱정이 되기도 하고 기대감으로 설레기도 했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해외봉사를 떠나게 되었는데 벌써 돌아와서 소감문을 쓰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와서 모두에게 감사하다!

캄보디아에 처음 도착했을 때에는 날씨 때문에 깜짝 놀랐다. 내리자마자 더워서 헉헉 거리고 있는데 선교사님께서는 그나마 시원한 날씨라고 하셨다. 학교에 가보니 전기는 태양광 발전을 이용하고 수도 시설은 지하수와 빗물로 충당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지낼 때와는 달리 전기와 물을 편히 쓰지 못하고 아껴서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교육봉사활동은 이미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걱정이 크진 않았는데 2주 동안의 생활에 대한 걱정이 컸다.

생활이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체력적으로 몸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생활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만들어주었다. 처음에는 물이 잘 나오지 않고 수압도 약해서 불편했다. 그나마 괜찮았던 빗물을 이용한 샤워장도 모아둔 물이 떨어지자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오자 축 쳐져 있던 분위기가 살아날 정도로 모두 좋아했다. 만약 한국에 있었다면 비 오는데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거나 장마가 지긋지긋하다며 싫증을 냈을 지도 모른다. 더운 날씨와 익숙하지 않은 불편한 생활에 지쳐있긴 했지만 사소한 작은 것으로도 감사하고 기뻐하게 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생활을 견디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아이들이다. 미숙한 점도 있는 수업이었지만 즐겁게 따라주었던 아이들의 모습 덕분에 보람찬 봉사를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면서 잘 다가오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먼저 다가오기 시작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장난도 치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점차 친해졌다. 체육활동은 같이 뛰어다니면서 몸을 움직이고, 미술활동은 옆에서 도와주면서 칭찬을 해주었다. 아이들과 할 수 있는 의사소통은 인사와 고맙다, 잘한다, 예쁘다 정도 밖에 없었지만 이 말들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들을 도와주러 먼 캄보디아까지 간 것이지만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보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수업을 한 날에는 봉사단과 학교 선생님들이 모두 모여서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쉽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아쉬웠다. 캄보디아까지 왔는데, 내 몸이 힘들어서 좀 더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하지 못 한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했다.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그 마음보다 더 깊이 마음에 들어온 말이 있는데, 선교사님이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했을 때 해주신 말이다. 지금 당장 해주는 것이 작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더라도 그 아이들에게 보냈던 사랑을 담은 눈빛만은 그 아이들이 기억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 말을 봉사하는 동안에는 잊고 있었는데, 같은 유치부를 했던 수빈이가 마지막 시간에 일깨워줬다. 그 전부터 섭섭하기도 하고 해서 눈물이 나오려고 하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들으니 아이들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왔다.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할 때에도 울지 않았는데, 헤어지고 나서 그 아이들을 다시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해주는데, 그 미소를 이제는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슬퍼서 그랬던 것 같다.

수업을 한 7일이 별로 길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동안에도 정이 많이 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시간에 나를 꼭 끌어안아준 피비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정말 그 아이는 마지막까지 계속 생각이 났다. 그 작은 손으로 나를 꼭 안아주는데, 너무 고마웠다. 피비가 나를 꼭 안아준 순간과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해준 순간만으로 이번 봉사활동이 기억 속에 영원히 존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준비기간이 별로 길지 않아서 수업이 미숙한 면도 많아서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해줘서 너무 고마웠고, 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던 것에는 아이들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1213일 동안 같이 했던 이화봉사단 언니, 친구, 동생한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번 해외봉사는 봉사단과 함께 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컸다. 봉사단 모두 같은 곳에서 지내면서 같이 힘들어하고, 같이 즐거워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모두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생활하느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즐겁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스스로도 많이 힘을 낼 수 있었다. 이번 봉사를 통해 봉사단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도 정말 소중하지만 그만큼 봉사단과 함께 한 시간도 잊지 못할 것이다. 모두 전공도 다르고 생활도 다른 사람들이 준비기간까지 해서 한 달 정도를 매일 얼굴을 보며 지냈는데, 앞으로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시간이 많이 지나도 계속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캄보디아에서의 1213일은 아이들과 봉사단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다시 한 번 봉사단과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봉사단과 아이들 덕분에 나의 2011년 여름의 기억은 아름답게 남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