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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2012 여름 해외교육봉사_캄보디아_김지현

  • 작성일 : 2013-04-01
  • 조회수 : 661
  • 작성자 : 사회봉사센터

"2012 캄보디아 해외교육봉사, 내 인생의 두 번째 터닝포인트“

국제학부 09학번 김지현  

           1213일의 꿈만 같았던 저의 첫 해외봉사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습니다. 이렇게 한국으로 돌아와 소감문을 쓰는 것이 아직도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2주간의 짧은 봉사활동 이였지만 그 짧은 봉사활동을 준비하는 약 2달 반이라는 시간은 매우 길고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이화봉사단에 지원을 할 때 꼭 붙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보다는 한번 해볼까 라는 마음으로 지원을 했었고, 얼떨결에 면접까지 통과하여 이화봉사단의 단원이 되고 다 같이 준비를 시작하였음에도 저는 다른 단원들과 같은 큰 열정을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임을 꼬박꼬박 참여하되 남들처럼 열심히 활동하지 않았고, 그러한 저의 행동과 마음가짐이 그 당시 우리 단원들한테 큰 짐이 되었을까봐 지금까지 두고두고 후회가 됩니다.

           기말고사 시작 바로 직전까지 아침8시에 만나 회의를 하였고,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일주일에 5일 이상을 만나 준비를 하였습니다. 기획팀을 대표로 모든 단원들이 교안 100개 이상으로 시작하여 5개로 추려질 때까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계속하여 회의를 통하여 고쳐나갔습니다. 캄보디아 아이들이 가장 필요하고 그들이 평소에 경험해보지 못한 수업을 제공하기위해, 그리고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10분단위로 쪼개어 교안을 짰습니다. 홍보팀은 여러 회사들을 컨텍하여 후원을 받아냈고 나중에는 모든 단원들이 직접 발로 뛰어 재래시장에서 많은 물건들을 후원받았습니다. 공연팀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물할 수 있도록 갖가지 공연을 준비했고 모든 단원들과 함께 하루에 3시간이상씩을 연습하였습니다. 이렇게 아침 9시부터 저녁9시 이후까지 매일같이 모여 준비한 이 시간은 모든 단원들과 매우 가깝게 만들어준 소중한 시간이고 캄보디아에서의 봉사황동만큼 저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엄습했던 습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저는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시내관광을 할 때에도 새로운 나라에 왔다는 즐거움보다는 내일부터 아이들을 만나 2달 반 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교안들을 실행할 설렘과 긴장감이 더욱 컸습니다. 프로그램 시작 전 날 처음 캄보디아 이화사회복지센터에 도착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깨끗한 모습에 놀랐습니다. 마치 한국에 있는 좋은 어린이집과 같다는 생각을 하였고 다음날 있을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그 설렘은 더욱 커졌습니다. 저희 방의 단원들은 아이들을 만날 설렘과 혹시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 때문에 프로그램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쉽사리 잠들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센터에 들어오는 그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처음 뛰어오는 아이들을 봤을 때 너무나 큰 기쁨에 혼자 저도 몰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비록 첫날이라 많은 것이 어설프고 허둥지둥 댔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웃어주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게 눈 깜빡할 사이에 프로그램이 시작한지 삼일이 지났고 날이 갈수록 점점 올챙이송 율동과 노래를 외우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무엇보다 점점 저와 눈을 맞추며 웃고 손을 잡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저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큰 기쁨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주말에는 사회봉사센터와 많은 선생님들의 배려로 그렇게 원하던 앙코르와트를 보러 씨엠립을 다녀왔습니다. 엄청난 땡볕에서 앙코르와트를 포함한 여러 사원들을 돌아봤는데, 선생님과 교수님이 더위에 지친 저희들을 위해 마련해주신 커피타임과 저희의 편의를 위해 준비해주신 숙소에 저는 봉사의 고단함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프놈펜으로 돌아온 후 다시 마음을 잡고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공연/달란트 시장을 진행했던 마지막 날입니다. 이벤트 중 풍선팀이였던 저는 정신없이 줄을 서서 풍선을 받으려는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풍선을 만들어 나누어주었고 달란트시장이 끝난 후 우리 이화봉사단과 센터아이들의 공연을 하나씩 번갈아 보여줬습니다. 부채춤 연습이나 리허설때 한 번도 떨어트리지 않았던 부채를 떨어트린 것이 너무 아쉽지만 모든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님과 다함께 어울려 페스티발을 즐겼다는 사실이 너무 값지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햄버거를 나누어주고 하나 둘씩 아이들이 떠났고, 특히나 제가 무척이나 아꼈던 버스로 통학하는 교외지역 아이들이 버스를 타려고 줄을 서있을 때 이제는 그들을 볼 수 없단 생각에 매우 슬펐습니다. 한명 한명씩 제가 속해있던 B반 아이들을 안아주며 “크뇸 쬬으쨰 네아” (난 널 좋아해) 라고 어설픈 크메르어로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버스에타고 창문사이로 서로 손을 내밀어 우리들의 손을 잡고 그들 역시 섭섭한 듯한 표정으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크메르어로 무엇인가 얘기를 할 때는 왈칵 눈물이 쏟아져 끝까지 그들을 배웅하지 못했습니다. 단원들끼리 울지 않기로 약속했고 혼자서 몇 번이나 노력했지만 눈물이 계속 나와서 한동안 혼자 밖에서 서성이다 급히 들어가 뒷정리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시작할 때 남들보다 열정이 없었던 제가, 리버사이드에서 멋진 뷰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시내관광을 할 때도 그들이 생각나고 심지어 아이들과 센터에서 활동하는 꿈까지 꾸는 제 자신을 보면서 이번 봉사활동이 얼마나 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고 이것이 제 자신을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할 수 있게 만들어준 아주 소중한 기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소감문을 쓰면서도 그 작은 손으로 저희가 프로그램을 위해 준 재료들을 이용해 반지와 팔지 등을 만들어 끼워주며 배시시 웃던 아이들이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저는 캄보디아는 아주 가난한 나라로써 아이들 또한 저소득층의 불쌍한 아이들이라고 처음에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웃음과 그 어린 아이들이 아주 행복하게 웃고 있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또랑또랑한 눈으로 그들의 장래희망을 발표할 때 캄보디아의 어린이들이 그리고 캄보디아가 얼마나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지 깨달았습니다. 비록 이렇게 6일간의 짧은 만남이 끝나고 아마 그 아이들을 다시 볼 수는 없겠지만 그 아이들이 저희와의 만남과 프로그램을 통해 기쁨을 느끼고 제가 봉사를 통해 얻어간 만큼 그들도 마음 한편에 무엇인가 희망적인 것을 느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봉사에 있어 부족하고 어렸던 저를 뽑아주시고 이런 값진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선생님과 교수님과 그리고 우리 18명의 소중한 단원들과의 1213일은 제가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 아주 소중한 경험과 추억이 될 것입니다.